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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 나는 누구 혹은 무엇이 될까? (feat.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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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환생(還生, 영어: reincarnation)은 죽은 생명체가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불교에서는 윤회라는 말과 함께 자주 쓰이고 일부의 다른 종교에서도 종교적 내용을 언급할 때 함께 쓰인다. 현재까지 환생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례는 없다

가끔 친구들과 놀다가 외모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 중의 하나가,
"넌 이미 끝났어. 다시 태어나야 돼." 
장난삼아 서로 상처되는 말을 주고 받을 때가 있는데, 
사실 나는 환생을 믿지는 않는다. 아니, 환생이 없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나는 다음 생에 좋은 걸로 잘 태어나려면, 착하게 살아야 해.'
이렇게 조건이 붙는 게 싫다. 
뭐라 해야할까. 뭔가 순수하지 않은 느낌? 

니가 나를 먼저 사랑하면, 나도 널 사랑할게.
니가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내가 좋은 걸 주지.
뭔가 싫다. 매력없게 느껴진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걸 사랑하고 싶다. 
아무런 조건 없이, 그저 순수하게. 주고 싶어서 주고 싶다.
받지 않아도 된다. 받기 위해 주는 게 아니다. 
그저 주는 게 좋은 상태가 되길 바란다.

마찬가지로,
다음 생에 내가 바퀴벌레로 태어나지 않기 위해 억지로 선행을 하고 싶지 않다. 
난 내가 원해서 선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돕고 싶다. 
그런 마음이 내 안에 스며들기를 늘 바라고 있다. 

내가 불교에 대해서 잘 몰라서, 환생이나 윤회사상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만,
어쨌든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니.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한 번 살고 이 땅을 떠나는 것보다, 계속 반복되며 태어나는 게 오히려 더 의미없고 허무하게 느껴진다. 

만약 이번 생이 마지막 한 번 밖에 기회가 없다면,
아니,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누군가는 '아 오늘이 마지막이네 먹고 죽자' 이렇게 놀다가 시간이 지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해야겠다'라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나에게 주어진 한 번 뿐인 인생. 
아주 치열하게 경쟁을 뚫고 내가 태어나지 않았나. 
귀하고 소중한 내 인생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불태워버리고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이 늘 파이팅 넘치고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후회하기도 하고, 이미 지나가버린 것들에 대해 마음 아프기도 하다. 
그래서 다음 생에 누구 혹은 무엇이 될까? 라는 질문이 솔깃하게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어렸을 때 나는 운동을 좋아했다. 
그런데 내가 가고 싶었던 그 길을 포기했다. 
갖가지 이유들을 가지고 와서는 합리화하기 시작했다. 

남들 보다 늦게 시작해서. 
부모님이 반대해서.
우리 집은 신발 살 돈도 없을 정도로 가난해서. 
늘 1등은 못하고 3등만 해서. 
자주 다치고 부상을 당해서.
입시도 실패해서.. 등등

너무 두려웠나보다. 
많은 장애물들을 뚫고 나갈 힘이 없었나보다. 
실력도 많이 부족했고, 멘탈도 약했다.
방법도 몰랐고 노력도 부족했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다음에 혹시라도,
한 번이라도 나에게 그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끝까지 한 번 달려가보고 싶다. 후회 없이.
내가 성공하지 못해도 괜찮도록.
결국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했다는 성취감 하나는 가질 수 있도록.

살다보니 내가 무언가를 깊이 뚫기 시작하면, 
결국 내가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거나,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게 된다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다른 것을 얻고는 뜻밖의 행운을 얻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됬다.

그래서 높은 산을 목표로 하라고 하나보다.
결국 그 산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미 많은 이들보다 높은 곳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10년 전에 TV에서 올림픽을 보다가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어떤 선수인지 기억이 안나지만, 대한민국 국가대표였고.
장대 높이 뛰기를 하는 선수였다. 

비인기종목으로 올림픽에 나가서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순위 안에는 들지 못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되었는데,
응원해주러 온 팬들과 관중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밝게 퇴장하는 것이었다. 

저 사람 진짜 멋있다.
비록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실패한 게 아니었다. 
너무너무 멋있었고,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최선을 다해서 그 과정을 견뎠기 때문에, 결과를 저렇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오늘 나에게 주어진 하루.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 정말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니? 만족하니? 후회 없니?'
오늘도 난 최선을 다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쏟아부었다.
오늘 할 일을 미루지 않은 내가 너무 사랑스럽다.
내일도 한 번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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